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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깟바섬과 하노이.




짝퉁표가 난무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벤빈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아줌마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용감하게 아줌마들을 제치고서 매표소로 갔지만 쉬는 시간인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뭐에 끌린 것처럼 직행이라는 말만 믿고 한 아줌마가 파는 표를 덥석 사고, 얼떨결에 서양인 부부와 함께 배에 올라탔다. 

그렇지만 아니나 다를까, 역시 이 배는 쾌속선이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버스로 갈아타는 건 아니었다는 점 정도.

거의 2시간 반 만에 도착하니 이번엔 호텔 아저씨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여기서는 속지 않으리. 절대 호구처럼 끌려가지 않으리. 

전망 좋은 방을 싸게 준다는 말들을 모두 무시하며 미리 봐 두었던 몇몇 숙소를 향해 거침없이 직진했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포기하고 돌아서는데 선착장부터 호객하던 아저씨가 자전거까지 타고 따라왔다. 

속는 셈치고 따라갔다가 아저씨의 언변술과 웃는 얼굴에 우리는 또 호구 인증.

허탈한 웃음을 지었지만 뭐 생각보다 방도 괜찮았고, 하루 22만동이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동네가 작다보니 일주일만 머무르면 안 들어가보는 가게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아침마다 쌀국수를 먹었고, 후식으로는 꼭 커피를 마셔줬다. 이것은 기본.

하이퐁 맥주를 마시며 바닷가를 밝히는 오색찬란한 조명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제야 베트남으로 여행을 왔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캐논포트에 올라 구석구석 샅샅이 구경을 했고,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수많은 돌섬들을 보며 하롱베이에 가지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괜히 1,2,3 해변가에 들러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지만 바다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3월 초의 깟바는 무척 추웠기 때문이다. 



깟바섬 선착장 야경


하이퐁 맥주에 간단한 안주


시원하게 들이키고 있는 후배녀석


캐논포트에서 오버워치 '자리야' 흉내


캐논포트에서 바다배경으로 둘이서 귀엽게 셀카


하롱베이를 연상케하는(?) 많은 배들과 섬


제 2 해변에서 점프샷 성공




캐논포트 오토바이로 다녀오기




하노이는 결국 호텔에서 표를 구입했다. 여러 군데 알아봤지만 거의 비슷한 가격이었기에 숙소 바로 앞에서 픽업을 받는게 편했다.

버스와 배와 다시 버스를 몇 번 갈아타고서야 적당한 낮시간에 하노이에 도착했다. 

베트남의 대부분의 도시가 그렇듯 하노이도 역시 수도답게 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사람들로 넘쳐흘렀다.


짐을 풀자마자 밖으로 나와 기본적으로 남들 본다는 건 다 봐주기로 한다. 

호치민 묘를 둘러보고, 성요셉성당도 보고, 호안끼엠 호수도 한바퀴 돌아본다. 

처음으로 분짜도 먹어본다. 달짝지근한 쌀국수라니, 처음 먹어보는 맛인데 존맛이다.

바쁘게 식사하는 사람들, 산책 나온 사람들, 우리 같은 관관객들, 멋진 옷 차려입고 사진 찍으러 나온 사람들, 아이 데리고 구경 나온 엄마들.

우리는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휴식을 취했다. 앉아있는게 편하기도 했지만 사실 딱히 할 일이 없기도 했다.



하노이에서 첫식사 분짜 - 허술해보여도 분짜는 여기가 제일 맛있었음


호치민 묘 앞에서 한장


엣지있는 길거리 소년 - 열공중


성요셉성당 앞 


응옥선 사원에서 바라본 호안끼엠 호수


호안끼엠호수 산책나온 어머니와 귀여운 딸



오픈버스도 예약하고 저녁 먹으며 맥주도 한잔할 겸 맥주거리로 향했다. 고도의 정보력으로 신투어 하노이 본점은 잘 찾아냈지만, 정말 그 맞은편과 옆쪽으로 똑같은 신투어 간판을 달고있는 가게들이 즐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짝퉁이라기보다는 대리점인듯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핸드폰 대리점이지만 통신사 간판 달듯)

아무튼 우리는 과감히 하노이부터 시작해서 후에-다낭-호이안-냐짱-달랏-무이네-호치민까지 갈 수 있는 버스를 바로 예약했다. 가격은 1인당 1,103,000동. 약 55,000원으로 종단을 할 수 있으니 무척 저렴한 셈이다. 

(코스 변경은 안되지만, 출발날짜는 전날 사무실로 가서 예약하면 된다.)


맥주거리로 들어서니 엄청난 인파가 우리를 맞이한다. 역시 남들 다 먹어본다는 BBQ를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옆 자리의 서양인 커플이 부러워했지만 사실 별로 맛이 없었다. 니들은 안 시키길 다행인 줄 알아라.

시끄러운 길가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마시려니 불편하고 대화하기도 어려웠지만, 여행이 아니라면 이런 맛을 느끼기가 어렵다. 

리조트에서 수영이나하고 고급음식을 먹고 좋은 침대에서 자는것도 여행이겠지만, 

조금은 불편한 곳에서 잠을 자고 길거리 아무데서나 음식을 먹어보고 이렇게 시끌벅적한 곳에서 전 세계의 여행자들과 어울려 그 속에서 맥주 한잔 하는것. 이것이 더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좀 더 진정한 여행을 느껴보고자 다음날은 맥주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골목길에 위치한, 현지인들이 많은 술집에 자리를 잡았다. 뭘 시켜야 할지 몰라 대충 손짓, 발짓으로 안주를 시키고 맥주를 시켰는데 이것이 화근이었다.

혹시 몰라 나중에 메뉴판을 달라했으나, 이것은 누가봐도 외국인 전용 메뉴판.

안주하나가 20만동에 생맥주 한잔에도 2만동이라니? 이미 우리는 호갱이 된 상황이었지만, 메뉴판에 떡하니 그렇게 적혀있으니 뭐라고 하소연할 데도 없었다. 

그 뒤에도 몇 번 호갱이 되고서 느낀건, 꼭 미리 가격을 확인하고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대충 먹었다간 바가지를 쓰기 십상이다. 



맥주거리로 들어서면 이런 장면을 보게 된다


맥주거리에서 2차째 - 조금씩 취해간다


호안끼엠 야경


호안끼엠 야경 - 불빛이 너무 예쁘다


문제의 20만동 짜리 안주 - 사실 다른것 하나 더 시킴



바자기를 씌운 가게 점원들끼리 제기차기하는데 여자가 더 잘한다. 




후에로 떠나는 버스는 저녁 6시. 

체크아웃하고 나와 가방을 신투어 사무실에 던져놓고선, 괜히 시장도 둘러보고 가방도 하나 사고 밥도 먹고 음료도 한잔씩 했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무척 지루했다. 

드디어 버스에 올라타니 2층으로 되어있고 발을 넣는 공간이 있었지만 발을 쭉 뻗을 수 없었다. 게다가 천장과 가까운 구조라 답답함이 훅 밀려왔고, 버스기사 아저씨의 엄청난 곡예운전으로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새 초저녁부터 잠에 곯아떨어졌다. 

와이파이가 있지만 거의 안된다고 보면 되고, 딱히 할 일이 없어 눈을 감고 있으면 저절로 자게 된다.

중간에 몇 번 화장실에 들렀고, 간단히 요기도 할 수 있었다. 


후에에는 아침 7시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후에에서 내리는 사람이 많지가 않았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휑한 느낌마저 들었다.




후에에서는 어떤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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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투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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